‘이라크전쟁 비용을 다른 데 썼더라면…?’ NYT ‘기회비용’ 분석

  • 입력 2007년 1월 19일 03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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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 비용을 다른 데 썼더라면…?’

천문학적 금액으로 증가하는 미국의 이라크전쟁 비용 수치 앞에서 요즘 미국인들은 새삼 ‘기회비용’(어떤 일 때문에 포기한 다른 가치의 평가액)을 떠올린다. 앞으로 2만 명 이상을 추가로 파병하게 되면 전쟁에 들어갈 돈을 사용해 얻을 수 있는 다른 혜택도 더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

뉴욕타임스는 17일 “조(兆) 단위의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게 되면 전쟁의 부담이 다르게 느껴질 것”이라며 이라크전쟁의 기회비용을 분석했다.

▽“아깝다”=2003년 이라크전쟁 발발 후 지금까지 얼마가 전비로 투입됐는지는 전문가마다 추정치가 다르다. 뉴욕타임스는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등의 분석을 근거해 1조2000억 달러로 산정했다. 현재 들어가고 있는 비용은 연간 약 2000억 달러. 전쟁에 직접 투입된 비용 1200억 달러에 참전 군인들의 치료비, 보상비, 장애연금, 유가 상승 분을 합친 수치다.

이 중 절반인 1000억 달러만 써도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미국인 전부에게 의료서비스 혜택을 줄 수 있다. 3, 4세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입학 전 교육(preschool)’을 시켜주는 데는 350억 달러면 된다. 9·11테러조사위원회가 권고한 각종 보안 프로젝트(화물 검사장치 강화 등)를 완료하는 비용은 100억 달러, 국립암센터가 한 해 투자하는 암 연구비용은 60억 달러 정도다. 여기에 들어가는 돈을 다 합쳐도 이라크 전비보다 적다.

남은 돈으로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피해를 본 뉴올리언스 지역의 복구, 어린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면역운동 등에 투자할 수 있다. 평화유지군에 자금을 제공해 수단 다르푸르의 대량 학살도 막을 수 있다.

또 이라크 전비로 아프가니스탄전쟁을 조금만 더 지원했더라면 탈레반의 테러 활동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었다고 뉴욕타임스는 계산했다.

이런 식의 기회비용 계산은 사회단체 ‘국가우선계획’의 이라크 전비 계산 사이트에서도 찾을 수 있다. 18일 오후 현재까지 들어간 돈으로 집 323만5000채를 지을 수 있고 공립학교 교사 622만 명을 채용할 수 있다. 대학생 1741만 명이 4년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규모이기도 하다.

▽힘겨워지는 돈과의 전쟁=문제는 전비가 상한선을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계속 불어나고 있다는 것.

2001년 전쟁을 시작할 때만 해도 국방부는 전비가 500억 달러 정도일 것으로 보고해 국회의 동의를 얻어냈다. 그러나 이제는 간접비용까지 합쳐 최대 2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까지 나온다.

더구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추가 이라크 재건비용 10억 달러를 국회에 요청해 놓은 상태.

예산 전문가인 스탠 콜런더 씨는 “이라크전쟁은 미국이 치른 가장 값비싼 전쟁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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