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 대통령, 헌법 개정 제안의 속셈은

  • 입력 2007년 1월 11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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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혁명'의 주역 미하일 사카쉬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10일 대선과 총선 시기를 일치시키기 위해 개헌을 제안했다.

그는 10일 "지금 헌법은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며 "국회의원과 대통령 선거를 동시에 실시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루지야는 사회주의 해체 이후인 1992년 헌법위원회를 구성해 그루지야가 옛 소련에 흡수되기 직전의 헌법을 일단 복원시켰다. 그 후 그루지야는 행정부의 권한을 놓고 3년간 논쟁을 벌인 끝에 1995년 헌법을 개정했다. 새 헌법은 대통령이 의회의 동의 없이 총리와 내각을 임명하면서 국정 전반을 책임지는 강력한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했다.

하지만 대선 시기와 총선 시기가 엇갈려 강력한 대통령도 임기 중간에 수시로 견제를 받아왔다.

러시아 언론들은 2003년 민주화 운동인 장미혁명으로 집권한 사카쉬빌리 대통령이 지금까지의 실정을 만회하기 위해 헌법 개정을 제안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민주화 운동 세력을 행정부에 배치해 소련 형제 국가이던 러시아와 사사건건 대결한 결과 러시아 내 그루지아인 추방, 천연가스 가격 인상 등의 보복을 받았다. 민주화 운동 이전에 두 자리 수였던 경제 성장률도 한 자리로 떨어졌다.

여기에다 사카쉬빌리 대통령은 2005년 '대통령 여비서 임신 사건' 등 각종 스캔들로 정치적 수세에 몰렸었다.

모스크바=정위용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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