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 네그로폰테 국가정보국장 사임 기정사실화

  • 입력 2007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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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정보국(DNI) 존 네그로폰테(사진) 국장이 곧 사임한 뒤 국무부 부장관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고 외신들이 4일 보도했다.

외교관 출신으로 이라크전쟁 개전 전후 유엔과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네그로폰테 국장은 9·11테러 이후 정보기구 전반에 대한 대대적 개혁 조치에 따라 2005년 설립된 국가정보국의 초대 국장으로 취임해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해 왔다.

네그로폰테 국장의 사임설은 지난해 11월 워싱턴포스트가 처음 보도했으나 당시 국무부 관계자들은 “각료회의에 참석하는 장관급인 그가 국무부의 제2인자인 부장관으로 ‘강등’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그 가능성을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AP통신은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네그로폰테 국장이 본업인 외교관으로 복귀하길 희망하고 있다며 그의 사임을 기정사실화했다. 나아가 이라크를 누구보다 잘 아는 네그로폰테 국장의 국무부 복귀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새로운 이라크 전략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DPA통신도 네그로폰테 국장 후임자로 1992∼96년 국가안보국(NSA) 국장을 지낸 마이크 매코넬 부즈앨런해밀턴 선임부사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비역 해군제독인 매코넬 부사장은 NSA 국장 시절부터 로버트 게이츠 신임 국방장관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국무부 부장관 자리는 로버트 졸릭 전 부장관이 지난해 6월 골드만삭스로 자리를 옮긴 뒤 6개월 넘게 공석이었다.

네그로폰테 국장의 자리 이동은 지난해 11월 공화당의 중간선거 참패 이후 부시 행정부가 추진해 온 외교안보팀 ‘새판 짜기’의 일환으로 보인다. 국무부 부장관과 국가정보국장 임명은 상원의 인준을 거쳐야 하며, 인준 통과 가능성이 인선의 관건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가정보국 신설과 국장의 장관급 격상을 주도했던 일부 상하원 의원은 이제 막 틀을 잡아가는 국가정보국의 책임자가 채 2년도 되지 않아 교체되는 데 매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한편 이라크 상황 악화 책임론이 대두하면서 피터 페이스 합참의장의 경질이 거론되고 있으며, 선거 전략가로서 중간선거에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부시 대통령의 심복 칼 로브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의 1월 중 사임설도 나오고 있다.

특히 로브 부실장 후임에는 부시 대통령의 텍사스 출신 친구이자 프로야구 구단 텍사스 레인저스의 공동 구단주였던 토머스 시퍼 주일대사가 기용될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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