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사형 전격 집행…이라크 보복테러 격화

  • 입력 2007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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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69) 전 이라크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0일(현지 시간) 교수형을 당했다.

20년 넘게 독재자로 군림해 온 후세인은 2003년 12월 고향 티크리트의 토굴에서 생포된 지 3년 만에 처형됐다. 이라크 최고항소법원이 사형을 확정(26일)한 지 4일 만에 전격적으로 집행됐다. 이라크 형법이 사형을 금지한 만 70세를 4개월 앞둔 시점이다.

이라크의 알 후라TV 등은 30일 오전 6시(한국 시간 낮 12시)경 후세인의 사형이 집행됐다고 보도했다. 라비드 아바위 이라크 외교부 부장관도 “사형이 집행됐다”고 확인했다. 교수형은 바그다드 북부 카디미야에 있는 과거 정보부 본부 건물에서 집행됐다.

이라크 정부는 사형 소식이 전해진 지 몇 시간 뒤 이라크 국영 TV를 통해 후세인의 처형 직전 장면과 시신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후세인이 교수대로 옮겨져 목에 올가미가 걸리는 장면이 나온다.

후세인은 1982년 두자일 마을에서 자신을 암살하려 했다며 시아파 주민 148명을 체포해 고문하고 살해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돼 11월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라크의 민주주의를 세우는 과정에서 중대한 이정표”라고 밝혔다. 이라크에서는 형 집행 직후 폭탄 테러가 잇따랐다. 30일 하루에만 바그다드 및 인근에서 차량 폭발과 자살 폭탄 테러를 포함한 9건의 폭탄 테러가 꼬리를 물어 최소 75명이 숨졌다. 미군은 유혈 보복 공격을 우려해 이라크 내 주요 지역의 경계 수위를 강화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30일 모든 재외공관에 긴급 훈령을 내려 테러에 대비한 비상경계를 당부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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