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이라크戰 이기지 못하고 있다" 첫 시인

  • 입력 2006년 12월 20일 16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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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9일 처음으로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피터 페이스 합참의장을 거명하며 "페이스 장군이 쓰는 재미있는 문구가 있는데 '우리는 이기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지지 않고 있다'가 그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우 긍정적인 상황 진전이 있었지만 분명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진짜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정파 간 폭력행위"라고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달 중간선거 직전까지도 이라크에서 "분명히 우리가 이기고 있다"고 호언장담했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이 "이기지 못하고 있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로 볼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그는 지난 10월25일 기자회견에서 "분명히 우리가 이기고 있다"고 호언장담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당시의 발언은 상황을 평가한 것이 아니라 기대치를 말한 것이었다면서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는 나의 신념을 말했던 것"이라고 궁색하게 변명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로버트 게이츠 신임 국방장관에게 현재 50만명 수준인 미군 병력을 더 늘리기 위한 계획 수립을 지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뿐만 아니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의 전투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육군과 해병대 병력을 늘려야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구체적인 증원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또 이라크 정책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이라크에 병력을 더 투입할 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군은 지난 2001년 48만2000명 수준이던 병력을 9.11 테러 이후 임시로 50만7000명으로 늘린 데 이어 곧 51만2000명 수준까지 증원할 계획이며, 이처럼 늘어난 3만명규모의 병력을 영구화하고 매년 7000명 정도를 추가로 양성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백악관이 검토하고 있는 병력 증강방안들 가운데는 6~8개월간 1만5000~3만명의 미군을 더 파견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미군 주요 지휘관들은 작전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병력 증강이 논의되고 있으며 단기적인 군인 수 증가는 오히려 미군을 상대로 한 공격 횟수만 늘어나게 할 뿐이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국방부 관리들은 전날 미군 중부사령부가 게이츠 신임 장관에게 쿠웨이트의 예비병력 3천명을 포함한 병력 증강과 걸프 지역으로의 항모 전단 추가 배치를 건의했지만 게이츠 장관이 이 내용을 아직 승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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