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포로 학대가 최악 사건” 럼즈펠드 이라크 깜짝방문

  • 입력 2006년 12월 11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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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명하게 엇갈린 남북한의 오늘이 보여 주듯 결국 인류는 어떤 정치, 경제 시스템이 성공하고 어떤 것이 실패했는지를 분명히 알게 될 것입니다.”

15일 퇴임하는 도널드 럼즈펠드(사진) 미국 국방장관이 8일 사실상 고별사를 했다. 중간선거 다음 날인 11월 8일 경질 방침 발표 뒤 공개 석상에 거의 나타나지 않았던 그는 이날 국방부 강당에서 열린 직원과의 간담회에서 지난 5년을 돌아보는 강연 및 일문일답 시간을 가졌다.

그는 “세계적으로 대립과 증오가 심화되는 추세 속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의 정당성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집무실의 한반도 위성사진 얘기를 다시 꺼냈다.

“남북한은 같은 민족, 같은 자원을 가진 나라들이다. 그러나 자유 정치, 자유 경제 시스템을 지닌 한국은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 됐지만 통제 경제와 억압적 정치 시스템의 북한은 밤이면 위성사진에서 암흑밖에 보이지 않는 처지가 됐지 않았는가.”

그는 가장 힘들었던 때로 2004년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포로수용소의 포로 학대 사건을 꼽았다. “보고를 받고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리고 경위 파악과 단호한 대응을 위해 노력하던 많은 사람, 미국의 민주주의는 그 같은 가증스러운 잘못조차도 공개하고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사실을 보여 줬던 일이 기억난다.”

그는 또 “이라크 파병부대의 연장근무를 지시했을 때 알래스카의 한 군인가족 여성이 병사들의 희생을 기억해 달라고 준 것”이라며 손에 찬 팔찌를 보여 주면서 감정에 북받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한편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국방부 행사 직후 이라크를 깜짝 방문했다. 미군 병사들의 노고와 가족들의 희생에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서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그의 구체적인 방문일정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의 이라크 방문은 13차례로 늘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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