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 ‘솟아날 구멍’…가오슝시장에 민진당 후보 당선

  • 입력 2006년 12월 11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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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실시된 타이베이(臺北)와 가오슝(高雄) 시장 선거에서 국민당과 민진당이 1승 1패로 승패를 주고받았다.

최근 하야 요구 시위에 시달려 온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의 중간 신임투표 성격도 있는 이번 선거에서 예상과 달리 민진당 후보가 가오슝 시장에 당선됨에 따라 천 총통은 위기 극복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날 타이베이 시장엔 하오룽빈(학龍斌·54) 국민당 후보가 53.81%의 득표율로 40.89%에 그친 셰창팅(謝長廷·60) 민진당 후보를 크게 앞지르며 당선됐다.

학자이자 저명한 정치가문 출신인 하오 당선자는 타이베이 시장 당선으로 차기 이후의 대만 총통도 바라볼 수 있게 되면서 차세대 정치스타로 떠올랐다.

반면 가오슝 시장 선거에서는 천쥐(陳菊·56·여·사진) 민진당 후보가 49.41%의 득표율로 49.27%를 얻은 황쥔잉(黃俊英·65) 국민당 후보를 박빙의 차로 따돌렸다.

민진당의 아성으로 불려 온 가오슝에는 그동안 천 총통 퇴진 압력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린 민진당 지도부가 총동원돼 지원유세를 펼쳐 왔다.

천 총통은 가오슝 시장 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비리 정국 탈출을 모색하면서 대만 독립노선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4.14% 득표에 그친 쑹추위(宋楚瑜) 친민당 주석은 이날 “타이베이 시민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전격적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대만 정치평론가 난팡숴(南方朔) 씨는 “민진당의 가오슝 시장 선거 승리는 천 총통과 민진당이 최근의 부패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만 독립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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