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6년 12월 6일 03시 0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알로에 수확 체험단’이 찾은 이곳은 중국 하이난(海南) 성 완닝(萬寧) 시의 유니베라 알로에농장. 2004년 11월 심어진 알로에가 첫 수확을 기다리고 있었다.
○ 소비자가 첫 수확
체험단은 유니베라 중국법인 송윤섭(36) 대리의 안내에 따라 알로에를 수확하기 시작했다.
“약 줄기잎 18개만 남기고 옆으로 늘어진 것들은 칼로 자르면 됩니다.”
수확은 생각보다 쉬웠다. 칼로 줄기잎 맨 아랫부분을 1cm쯤 자르고 조금 비틀자 저절로 떨어졌다.
송 대리는 “알로에 줄기잎은 8주에 한 번 2, 3개씩 잘라줘야 건강하게 16∼18개의 줄기잎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주부 박점례(41) 씨의 아들 이문행(14) 군은 “중국 땅에서 한국 농작물을 수확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소비자들의 첫 수확을 시작으로 유니베라는 앞으로 매일 5t씩, 매달 150t가량의 알로에를 건조한 상태로 한국에 들여올 계획이다. 알로에는 ‘아보민’이라는 소화기능 향상용 건강식품을 만드는 데 쓰인다.
소비자들의 첫 손길이 닿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한상준(45) 유니베라 중국법인 대표는 1998년 현재의 농장 용지를 찾아냈다.
북위 19도 부근에 야자나무, 망고 등 주변 식물군이 멕시코와 똑같아 한눈에 알로에가 잘 자랄 땅이라는 것을 알아봤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다른 용도가 있다”며 매각을 거부했다.
한 대표는 그때부터 왕복 4시간 거리인 하이커우 사무실과 완닝 시청을 두 달간 오가며 중국 공무원들을 설득했다.
중국 당국이 매각 결정을 내렸지만 일이 끝난 게 아니었다. 까다로운 중국 공무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며 일을 하느라 그는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같았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자체를 즐겨야 한다”고 귀띔했다.
유니베라는 내년 9월 완공 예정으로 농장 바로 옆에 원료공장도 지을 계획을 갖고 있다. 각종 약품 및 건강식품, 화장품, 생리대 등에도 사용할 수 있는 알로에 추출물이 수확과 동시에 만들 예정이다.
농장 인근 130만 평 용지에는 2008년까지 대규모 리조트도 조성된다.
주부 김미향(44) 씨와 딸 서지수(18) 양은 “해외에서 활약하는 우리 기업을 직접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한국 기업에 대해 새삼 존경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 알로에 종주국을 향하여
유니베라는 현재 세계 알로에 원료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1위 회사다. 사업범위를 알로에에서 각종 천연물에까지 넓히면서 올해 4월 회사 이름을 남양알로에에서 유니베라로 바꿨다.
미국 텍사스와 멕시코에도 200만 평 규모의 농장을 갖고 있고 존슨앤드존슨, 베링거인겔하임 등 200여 기업에 원료를 납품하고 있다.
완닝=나성엽 기자 cpu@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