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묻은 다이아몬드 거래를 막아라."

  • 입력 2006년 12월 5일 17시 06분


"피 묻은 다이아몬드 거래를 막아라."

8일 미국시장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할리우드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선전문구가 아니다.

유엔은 4일 총회를 열고 모든 당사국에 다이아몬드 불법거래를 막는데 협조해줄 것을 촉구하는 결의를 통과시켰다. 이날 총회는 다이아몬드 밀거래가 아프리카 내전에 미치는 악영향을 성토했다.

우연의 일치일까. 레오나르도 드카프리오 주연의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1990년대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을 무대로 전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이아몬드를 밀거래하는 반군과 이로 인해 삶이 파괴되는 현지인의 모습을 그렸다.

유엔총회 결의는 "국제사회의 협조로 아프리카에서 다이아몬드 밀거래가 줄어들었지만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밀거래가 계속돼 반군의 전쟁자금으로 들어가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지역이 코트디부아르. 결의는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북부 코트디부아르에서 불법 채굴된 다이아몬드 원석이 가나 등을 거치면서 정상 거래 다이아몬드로 둔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코트디부아르와 시에라리온은 둘 사이에 라이베리아만을 두고 있는 이웃 나라다.

현재 다이아몬드 수출국과 수입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주도하는 '킴벌리 협약'을 통해 분쟁지역에서 채굴된 다이아몬드 거래를 금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판매수익이 반군의 손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2003년부터 다이아몬드 원석에 대해 국제인증 제도를 도입하는 등 다이아몬드 불법 거래를 막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지만 불법 거래를 뿌리뽑는 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올해 '킴벌리 협약' 회장국인 보츠와나의 유엔주재 대표부 대사는 총회 보고를 통해 "북부 코트디부아르에서 불법 채굴된 다이아몬드 원석이 가나에서 정상 다이아몬드로 바뀐다는 조사결과에 따라 가나 정부에 단속을 요청했다"며 "불법 다이아몬드는 합법적인 정부를 흔드는 반군의 돈줄인 만큼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아프리카는 지구상에서 다이아몬드가 가장 많이 채취되는 곳으로 전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량의 50%를 차지한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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