걔들은 프라다를 입는다…美 초등생까지 명품 열풍

  • 입력 2006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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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달러짜리 코치 지갑, 190달러짜리 세븐 진, 650달러짜리 이사벨라 피오레 핸드백….

요즘 미국 초등학생 사이에 인기가 높은 제품들이다. 어린이들에게 좋아하는 브랜드를 꼽으라면 ‘구찌’ ‘프라다’ ‘버버리’ 등 명품 브랜드가 줄줄이 등장한다.

명품 구매 계층이 갈수록 어려지고 있다. 대중매체의 영향에다 자녀를 통해 자신들의 신분을 드러내려는 부모들의 욕구가 어우러지면서 명품 열풍이 초등학생들에게까지 내려가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NPD 컨설팅 그룹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명품 구매자 중 10대 고객은 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업체들은 ‘아르마니’ ‘블라닉’ ‘샤넬’ 브랜드의 머리글자를 따서 어린이 고객들을 ‘ABC 키즈(ABC kids)’로 부른다.

과거 명품을 구매하는 어린이들이 고소득층 자녀에 한정됐다면 최근의 특징은 일반 중산층 가정 출신의 어린이들도 명품을 가지려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 명품 구매를 위해 용돈을 절약하거나 아르바이트도 마다하지 않는다.

일부 학교는 명품 착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하교 후 사용하거나 그냥 소유하는 것만으로 만족을 느낀다는 어린이들로 명품 구매 현상은 수그러들 기미가 없다.

시장 전문가들은 10대 명품 고객의 등장 이유를 ‘물질적 풍요 속에서 자란 부모 세대에게서 명품을 접한 어린이들이 스스로 브랜드가 무엇인지 인지하게 됐고 각종 매체를 통해 자연스레 명품과 친숙해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라서 명품을 즐길 만큼 높은 생활수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어린 시절부터 깊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

뉴욕 앨로이 미디어&마케팅의 사만타 스카이 수석부회장은 “이전 세대가 명품 구매를 ‘사치’로 봤다면 10대들은 일종의 ‘주어진 권리 행사’로 보는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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