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같은 인간? 전혀 다른 인간!…개인별 유전자 차이 0.3%

  • 입력 2006년 11월 2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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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너와 나는 똑같은 인간’이라고 쉽게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사람들 간의 유전자(DNA) 차이는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2000년 인간 DNA를 처음 완전 해독했을 때만 해도 지구상에 살고 있는 약 60억의 인간들은 유전적으로 볼 때 서로 99.9% 같은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 개인 간 유전자 차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의 3배인 0.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시작된 다국적 프로젝트 ‘국제 인간유전자형 지도(Inter-national Haplotype Map·HapMap)’ 연구팀이 전 세계의 270여 명으로부터 DNA 샘플을 채취해 비교한 결과 개인 간 염기서열 차이는 기존 연구 결과의 3배인 0.3%에 이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 이은 큰 진전으로 평가받는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23일자에 발표됐다.

인간의 DNA 염기서열 중 유전과 관련된 것은 약 3만 개. 연구팀은 3만 개의 유전자 중 10%인 약 2900개에서 염기서열의 변이가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혈액형의 경우 염색체의 같은 부분에 있는 같은 성질의 유전자인데도 그 염기서열이 달라 A형 B형 O형 AB형의 차이로 나타난다. 두 사람 사이에 이런 변이가 모두 일어난다고 가정하면 한 사람의 유전자는 다른 사람의 유전자와 약 10%까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한 개인을 놓고 보면 유전자마다 빠짐없이 변이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개인 간 유전자 차이는 평균 0.3% 정도다.

영국 생거연구소의 매슈 헐스 박사는 “우리가 과거에 봤던 염기서열의 변이는 단지 빙산의 일각이었다. 큰 덩어리는 그동안 발견되지 않고 숨겨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특히 질병 치료에 중요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파킨슨병, 치매,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가 유전자 변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듀크대 유전연구소 헌팅턴 윌라드 박사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 결과가 질병 관련 유전자 변이 연구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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