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사립대 ‘살아남기 합병’ 바람

  • 입력 2006년 11월 22일 02시 56분


코멘트
일본에서 사립대 재편의 바람이 거세다. 21일 일본 언론들은 명문 사립대인 게이오(慶應)대와 역시 명문 약대인 교리쓰(共立)약과대가 합병 방침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모두 도쿄(東京) 미나토(港) 구에 있어 거리도 가까운 두 명문교는 게이오대가 2008년 4월 교리쓰약과대를 통합해 약학부와 대학원 약학연구과를 신설하는 방식으로 합병한다.

두 대학의 합병 결정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일본은 내년부터 출산율 감소로 대학 지원자와 입학자의 수가 일치하는 ‘대학 전원입학시대’를 맞게 된다.

여기에 교리쓰약과대는 올해부터 약학부 약학과가 4년제에서 6년제로 바뀌어 지원자가 줄고 실습할 병원이 없어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자 의학부와 병원, 연구시설을 갖춘 게이오대에 합병을 타진했다.

건전한 재정기반을 지닌 교리쓰약과대와 합병하는 것은 게이오대에도 이점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930년 설립된 교리쓰약과대는 약사를 배출하는 약학과와 약학연구를 하는 약과학과의 2개 과로 이뤄져 있다. 학생수는 821명. 약제사 국가시험 합격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2004년도에 10배수였던 지원자수는 2006년도에 5배수로 떨어졌다.

게이오대는 1858년 설립된 명문 사학으로 학생수는 2만8012명이다. 대학에 의학부 등 9개 학부를, 대학원에 11개 연구과를 두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이후 합병하거나 재정 파탄에 빠져 자진 폐교하는 대학이 느는 등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지명도가 낮고 인기가 없는 지방 사립대에서 이런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일본 사립학교 진흥공제사업단에 따르면 이미 2006년 시점에서 정원에 미달한 사립대가 전체의 40%를 넘어섰다.

2009년 4월에는 간세이가쿠인(關西學院)대와 세이와(聖和)대가 합병할 예정이다. 후쿠오카(福岡)의 4년제 공과대인 도와(東和)대는 지원자가 모자라 내년도 학생 모집을 중단하고 자진 폐교하기로 했다. 2004년에는 히로시마(廣島)의 릿시칸(立志館)대가 단기대학에서 4년제로 바뀐 지 4년 만에 폐교 신청을 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