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前 美국무 “이라크사태 군사적 승리 불가능”

  • 입력 2006년 11월 21일 02시 56분


헨리 키신저(사진) 전 미국 국무장관은 19일 이라크에서 전면적인 군사적 승리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이날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군사적 승리’란 말이 이라크 정부가 민주적 정치 과정을 통해 내전과 분파 간 폭력을 통제하는 걸 의미한다면 난 그런 건 가능하지 않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미국이 이라크 사태에서 진전을 원한다면 이란을 포함해 이라크의 인접국들과 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키신저 전 장관은 “국제적 합의 없이, 문제를 부분적으로라도 해결하지 않고 미군이 성급히 철수하는 것은 이라크에 비참한 재앙을 가져다 줄 뿐 아니라 시아파 인구가 많은 인접국까지 몇 년간 불안에 빠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이라크 전략을 수정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대안이 군사적 승리와 전면 철군 둘 중 하나라고는 보지 않는다”며 중도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ABC 뉴스에 출연해 “역사상 군사적 해결 없이 정치적 해결은 없었다”며 ‘이라크에서 군사적 승리는 불가능해졌으므로 정치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키신저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매케인 의원은 “이라크에서 미군이 잘못된 정책을 위해 싸우며 죽어 가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단기적으로 이라크의 미군을 증강해 대처하지 않으면 패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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