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선관위’…인터넷 매체들 중간선거 파수꾼 맹활약

  • 입력 2006년 11월 10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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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블로그 등 첨단 인터넷 기술들이 미국 중간선거 투표 현장에서 ‘디지털 파수꾼’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유세 기간에 후보들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도해 후보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던 유튜브와 블로그 사이트들은 투표소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 사고, 부정행위를 유권자에게 전달하는 데서도 신속성을 발휘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선거 당일인 7일 오전 펜실베이니아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전자투표기 오작동 사례를 가장 먼저 보도한 것은 유명 정치 블로그 사이트인 레드스테이트닷컴.

이 사이트에는 ‘펜실베이니아에서 대형 고장 발생’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뜨기 시작하더니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 사고 소식도 속속 올라왔다. 유권자들이 자기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 사고를 방송이나 통신사보다는 블로그에 먼저 알린 것. 이 블로그 사이트는 투표가 시작되면서 접속자가 평소보다 3배 이상 많아졌다.

유튜브는 한 필라델피아 투표소에서 발생한 투표감시인 위협 사건을 가장 먼저 보도해 화제가 됐다.

시민단체 투표감시인의 촬영을 막고 쫓아내는 투표소 관계자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적법한 투표감시 행위를 막는다는 비난이 빗발쳤다.

아메릭블로그, 인스타펀디트 등 대형 블로그에는 불량한 복장과 외모 때문에 투표소 입장을 거부당한 일부 유권자가 오디오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유튜브와 블로그에 올라온 정보 중에는 투표기 고장이나 투표 거부 사례, 너무 긴 투표 대기 시간에 관한 것이 가장 많았으며 마감시간 불법 연장, 지원인력 부족에 대한 불만 신고도 속속 접수됐다.

일부 블로그는 출구조사 결과를 먼저 입수해 투표 마감시간보다 5∼10분 먼저 발표하기도 했다.

하버드대 인터넷사회센터 설립자인 조너선 지트레인 박사는 “블로그와 유튜브가 민주주의 정치 과정에서 필요불가결한 시대가 오고 있다”면서 “이들은 기존 미디어보다 한발 앞서 이슈를 설정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20대 유권자 투표장 우르르…공화당 흑인 후보들 와르르

중간선거 출구조사 결과 젊은 층이 대거 투표에 참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세 미만의 미국 유권자 24%가 투표에 참여해 2002년 중간선거 때의 20%보다 4%포인트 늘어났다. 투표장에서 출구조사를 담당했던 마크 로페즈 씨는 이라크전쟁에 불만이 커지면서 (이를 투표로 심판하려는)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또 올해가 흑인 공화당원의 해가 될 것이라는 공화당의 기대도 무너졌다.

마이클 스틸 메릴랜드 주 부주지사는 메릴랜드 주 상원의원을 놓고 격돌한 벤 카딘 하원의원에게 약 10%포인트 뒤졌다. 오하이오 주의 첫 흑인 주지사에 도전했던 매력적인 보수파 존 케네스 블랙웰 후보는 24%포인트 차로 패배했다. 린 스완 후보는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21%포인트 차로 낙선했다. 이들 흑인 공화당 후보 3인방은 공화당이 홍보해 온 기대주였다.

공화당 흑인 후보들이 미국 대통령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줄줄이 낙선함에 따라 공화당이 2008년 대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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