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과학자 앨빈 와인버그 사망

  • 입력 2006년 10월 20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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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과학(big science)' '핵 사제단(nuclear priesthood)' 등 유명한 조어들을 만들어낸 미국의 저명한 핵과학자 앨빈 와인버그 전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장이 노환으로 사망했다. 향년 91세.

1940년대 미국 원자탄 제조를 위한 '맨해튼 계획'에 참여한 와인버그 전 소장은 핵무기가 다시는 전쟁에서 사용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운동을 최근까지 활발히 벌여왔다. 1996년에는 핵무기 피해국인 일본 정부가 만든 '평화의 종'을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에 달기도 했다.

그는 관리자에 의해 좌우되고 사회적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소요되는 우주과학, 군사과학 등 '거대과학'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핵무기의 부주의한 사용으로 인한 인류의 파멸을 미연에 방지할 '핵 사제단'을 만들 것을 주장했다.

러시아 이민자의 아들로 시카고에서 태어나 시카고대에서 공부한 와인버그 전 소장은 1940년대 노벨상 수상자 유진 위그너 씨와 함께 핵 연쇄반응 이론 교과서를 공동 저술했다. 그가 일찌감치 개발을 주장한 가압(加壓)경수로는 오늘날 핵잠수함이나 원자력발전소의 표준형으로 사용되고 있다.

1955~73년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장 재직 시절엔 방사능이 인간 유전자에 미치는 생물학적 효과, 인위적인 오염의 환경 영향 등에 대한 초기 연구를 시작해 연구소의 활동범위를 넓혔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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