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극우정당 ‘기세’…벨기에 지방선거 20% 득표

  • 입력 2006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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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치러진 벨기에 지방선거에서 극우 정당인 ‘블람스 벨랑’이 크게 약진했다.

블람스 벨랑은 북부 플랑드르 지방 전역에서 돌풍을 일으켜 2000년 선거 때보다 5%포인트 높은 20.5%를 득표했다. 벨기에를 포함해 최근 유럽에서 치러진 선거에서는 극우파의 바람이 어느 때보다도 거세다. ▽벨기에, 극우파 약진=블람스 벨랑은 ‘플랑드르의 이익’이란 뜻. 이 당은 네덜란드어권인 북부 플랑드르 지방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호응을 얻었다. 플랑드르 지방에는 ‘부유한 북부 사람들이 프랑스어를 쓰는 가난한 남부 사람을 먹여 살린다’는 피해의식이 널리 퍼져 있다.

블람스 벨랑은 ‘이민자의 유입을 막고, 더 나아가 기존의 이민자 가운데 부적응자는 되돌려 보내야 한다’는 강력한 반이민 정책을 내세웠다.

▽유럽 전역에 부는 극우파 바람=유럽의 동쪽에서 서쪽까지 극우파는 갈수록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1일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중도좌파가 집권 우파를 누르고 제1당에 오른 것도 극우파의 약진 덕분이다. 사민당의 득표율은 2002년 총선 때보다 오히려 낮았지만 극우정당인 자유당과 ‘오스트리아 미래를 위한 동맹(BZOe)’의 득표율이 크게 오르면서 여당의 표를 잠식했다.

독일에서 지난달 17일 치러진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 주의회 선거에서는 네오나치를 표방하는 국가민주당(NPD)이 의석 확보 하한선인 5%를 넘어 주 의회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유럽연합(EU)에 가입한 뒤 개혁 피로에 시달리고 있는 동유럽에서도 극우파가 세를 불리고 있는 가운데 라트비아와 폴란드에선 최근 선거에서 골수 민족주의 정당이 정권을 잡았다.

대부분 국가에서 극우파의 득세 배경은 반이민 정서다. 슬로바키아 체코 헝가리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오스트리아는 이들 국가에서 넘어오는 이민자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독일의 NPD 역시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빼앗아가기 때문에 실업 문제가 심각하다’는 주장으로 지지를 이끌어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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