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입구 한국인 투자 호텔 5곳에 中 “연내 철거” 공고문

  • 입력 2006년 9월 2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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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을 개발 중인 중국 지린(吉林) 성 산하 창바이산(長白山)보호개발구관리위원회가 한국인이 투자해 지은 백두산 등산로 입구의 호텔 등 숙박시설을 올해 안으로 모두 철거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고해 투자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창바이산관리위는 21일 백두산 북쪽 등산로 입구에 있는 관광호텔 등 5곳의 숙박시설 운영업자에게 ‘철거이전 공고’라는 문건을 보내 ‘올해 말까지 철거작업을 완료할 방침’이라고 통지했다.

관리위는 통지문에서 “백두산을 세계자연유산에 등록하기 위해 상부에서 부동산 철거 허가를 취득했다”며 “철거에 앞서 부동산의 가격을 평가하려 하니 부동산 평가회사 2곳 가운데 1곳을 25일까지 선택하라”고 통고했다.

관리위는 “철거 대상 건물주가 부동산 평가기관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관리위가 일방적으로 선정해 철거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알려왔다.

철거 대상은 주로 백두산 북쪽 등산로의 매표소 안에 있는 숙박시설과 식당 등으로 이 중 한국인이 운영 중인 호텔은 지린천상온천관광호텔(대표 이대봉)과 장백산온천관광호텔(대표 박선웅), 길림장백산건강오락유한공사(온천별장·대표 박선웅), 장백산국제관광호텔(대표 박정인), 대우호텔 등 5곳이다. 장백산국제관광호텔을 경영하는 박정인 사장은 북한 국적의 재일교포다.

이들은 대부분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300만∼699만 달러(약 28억∼66억 원)의 거액을 투자해 호텔을 지어 운영 중이다.

지린 성 정부는 중국의 변방이자 오지로 치부됐던 백두산 개발을 위해 그동안 한국인 투자자들에게 15∼45년의 호텔 운영 기간을 보장해 왔다. 이에 따라 호텔은 짧게는 2013년, 길게는 2038년까지 운영이 보장돼 있다.

한국인 투자자들은 “성 정부가 합법적으로 허가한 숙박시설을 관리위가 합리적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철거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부동산 평가기관을 선택하라는 관리위의 통고시한(25일)을 넘겨가며 관리위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2008년 2월까지 백두산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에 등록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내년 2월 1일까지 등록 신청하고 총 200억 위안(약 2조4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백두산 정비에 힘을 쏟고 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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