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두른 미국 Vs 직설 이란…유엔 본회의 개막

  • 입력 2006년 9월 20일 1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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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차 유엔총회 본회의가 19일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에서 약 90개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됐다.

이날 유엔본부에서 최대 화제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대결이었다. 이란 핵문제를 놓고 날카롭게 맞서고 있는 이들은 이날 시차를 두고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상대방을 공격했다.

그러나 '공격 전략'은 달랐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내리꽃듯 직설적이었다면, 부시 대통령은 에둘러 공격하는 우회 전략을 사용했다.

포문은 오전에 연설한 부시 대통령이 열었다. 그는 "미국은 여러분을 존중하며 여러분의 풍부한 역사와 문명에 대한 기여를 높이 평가한다"는 말로 이란 국민에 대한 메시지를 시작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여러분의 미래에 놓인 가장 큰 장애물은 지배자들이 여러분의 자유를 부정하고, 자원을 이용해 테러리즘에 자금을 대고 극단주의를 조장하며 핵무기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국민과 정부와의 분리전략을 시도한 것.

오후에는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역공에 나섰다. 그는 "우리의 모든 핵 활동은 투명하고, 평화적이며,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를 받고 있다"고 강조해 부시 대통령이 언급한 '핵무기 야망'을 부인했다.

나아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일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안보리를 '위협과 강압'의 수단으로 이용한다"며 미국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그는 7월 미국과 영국이 주도한 안보리의 대 이란 결의를 겨냥해 "그들은 어떤 나라와 이견이 있으면 안보리로 끌고 가서 원고이자, 검사, 판사, 집행자 역할을 한다. 이것이 정당한 질서냐"고 비판했다.

두 대통령은 총회장에서 혹시라도 마주칠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상대방이 연설하는 시간에는 총회장 외부에 머물렀다.

한편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도전하고 있는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21일 본회의 기조연설에서 주요 국제 이슈 및 북한 핵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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