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 무역센터에 폭탄 설치?” 美 ‘9·11음모론’ 공식 반박

  • 입력 2006년 9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9·11테러는 알 카에다의 소행이 아니며, 미국 정부가 중동에 대한 군사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해 세계무역센터 쌍둥이빌딩에 몰래 폭탄을 설치해 폭파한 것이다.”

인터넷상에서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는 9·11테러 관련 음모론 중 하나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이 같은 음모론을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무대응’으로 일관해 왔다. 그런데 9·11테러 5주년을 앞두고 음모론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연방 정부 차원에서 반박 보고서를 내는 등 음모론 확산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미 국립기술표준연구원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7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건물 내 폭발물을 통한 쌍둥이빌딩 붕괴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국무부도 지난달 28일 홈페이지에 올린 ‘9·11테러 주요 음모론’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음모론을 반박했다.

이들 보고서의 주된 반박 논리는 만약 건물에 설치된 폭약으로 건물이 붕괴됐다면 아래서부터 폭발이 일어나야 하지만 실제로는 위에서부터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는 점. 또 9·11테러 당시 현장에서 별다른 지진파가 감지되지 않은 점도 폭약에 의한 건물 붕괴가 아니라는 주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쌍둥이건물 붕괴에 필요한 수천 t의 폭약과 발파장치를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건물 안에 설치하는 일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음모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미 정부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음모론을 사실로 믿고 있다는 것이 뉴욕타임스의 설명이다. 미 정부가 낸 보고서는 음모론 제기자보다는 음모론으로 혼란스러워할 수 있는 일반 대중을 겨냥하고 있다.

한편 올여름 오하이오대가 성인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16%는 쌍둥이빌딩 붕괴가 건물 안에 몰래 설치된 폭탄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자 중 3분의 1 이상은 9·11테러에 연방정부가 개입했거나 테러를 용인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