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때문에?…日영화-뮤지컬 신사참배로 ‘역풍’ 걱정

  • 입력 2006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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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일까 호재일까반일 정서는 악재일까 호재일까? 일본이 재난을 겪는 내용을 다룬 일본 영화 ‘일본 침몰’(위)과 국내 진출 결정 당시 ‘일본의 문화침략’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일본 극단 시키의 뮤지컬 ‘라이언 킹’. 동아일보 자료 사진
악재일까 호재일까
반일 정서는 악재일까 호재일까? 일본이 재난을 겪는 내용을 다룬 일본 영화 ‘일본 침몰’(위)과 국내 진출 결정 당시 ‘일본의 문화침략’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일본 극단 시키의 뮤지컬 ‘라이언 킹’.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일본 총리의 신사 참배, 그 불똥이 영화와 뮤지컬로도 튈까?

광복절 당일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강행해 논란을 빚은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행동은 일본 문화상품의 국내 흥행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31일 개봉을 앞둔 일본 영화 ‘일본 침몰’은 ‘대략’ 호재(好材)로 보는 경우다. ‘일본 침몰’은 지진 발생으로 일본 열도가 침몰 위기에 처한다는 내용의 블록버스터 영화. 국내에서 ‘초난강’으로 더 잘 알려진 일본 아이돌그룹 스마프 출신의 구사나기 쓰요시가 주연이다.

영화홍보사 측은 “제목만으로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말할 만큼 ‘민족감정’에도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예고편도 일본이 아수라장이 되는 장면을 집중적으로 보여 주는 등 일본에 대한 ‘국민적 정서’를 적절히 마케팅에 이용해 왔다.

영화 홍보 문구도 일본에서는 ‘CG의 신기술’ ‘감동의 인간 드라마’를 내세웠던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마침내 그날(일본 침몰의 날)이 왔다” “일본이 사라진다”는 등으로 문구를 바꿨다.

이 영화를 홍보하는 올댓시네마의 김태주 씨는 “영화 내용 중에 일본 총리가 죽는 대목이 나오는데 아예 ‘일본 총리 사망’이라는 홍보 문구를 뽑은 새 광고를 다음 주부터 내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악재(惡材)’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씨는 “적당한 정도의 반감은 호재로 작용할 것 같지만 지나치게 이 부분을 부각시킬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고이즈미 총리 행동이 짜증나는데 영화가 개봉해도 보지 말자”와 “고이즈미 총리는 싫지만 초난강은 좋다”는 등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 최대 극단인 ‘시키’의 뮤지컬 ‘라이언 킹’ 역시 ‘반일 정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작품. ‘라이언 킹’의 한국 공연이 결정된 뒤 국내 뮤지컬계는 이를 “일본의 문화침략”이라며 한국 진출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다.

시키 측은 “정치와 문화는 별개이며 신사 참배와 ‘라이언 킹’이 함께 거론되는 것조차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시키 측은 “고이즈미 참배 후에도 티켓 판매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2일 티켓 판매를 시작한 ‘라이언 킹’은 판매 보름 만인 17일 현재 12월 31일까지의 1차 판매분 중 30% 이상이 팔려나갔다.

시키의 장혁진 마케팅부장은 “총 6만 장의 티켓 중 2만 장이 판매됐다”며 “공연이 두 달 이상 남은 시점에서 볼 때 빠른 판매율”이라고 말했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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