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발 미국행 항공기의 연쇄 테러를 기도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용의자 대부분이 영국에서 태어난 평범한 젊은이로 밝혀졌다고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12일 보도했다.
이번에 체포된 용의자 24명(이 중 1명은 혐의 없어 석방)은 대부분 파키스탄 이민 2, 3세로 영국에서 태어났다. 지난해 ‘7·7 런던 테러’도 영국에서 태어난 영국 시민권자들이 저지른 ‘자생적 자살폭탄 테러’라는 점에서 영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이들은 일단 모두 젊다. 30세 이상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는 1명이며, 나머지는 모두 30세 미만이다. 이들 중 최소 3명은 기독교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한 사람이다. 여성은 2명이며, 이 중 1명은 6개월 된 아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체로 영국 사회에서 중산층의 삶을 살아왔다. 용의자 중 1명은 37만8000달러짜리 집을 사기도 했다. 겉으로 봐서는 ‘평범한 영국 청년’인 이들에게서 ‘과격 이슬람 테러범’의 이미지를 떠올리기는 어렵다.
무엇이 이들을 ‘분노’하게 만들었을까.
월스트리트저널은 영국 사회로의 동화 실패를 주요한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영국이 1960년대 파키스탄 등 과거 식민지에 이민 문호를 개방한 뒤 이민 온 부모 세대는 영국 사회에 동화되려고 노력했지만 역설적으로 영국에서 태어난 2, 3세는 계속 소외감을 느끼면서 겉돌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라크전쟁 등을 거치면서 이들 젊은이는 반미를 내건 과격 이슬람주의에 노출되면 쉽게 빠져들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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