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용의자들은 평범한 중산층 청년”

  • 입력 2006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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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에 사는 평범한 젊은이가 테러범이라니….”

영국발 미국행 항공기의 연쇄 테러를 기도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용의자 대부분이 영국에서 태어난 평범한 젊은이로 밝혀졌다고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12일 보도했다.

이번에 체포된 용의자 24명(이 중 1명은 혐의 없어 석방)은 대부분 파키스탄 이민 2, 3세로 영국에서 태어났다. 지난해 ‘7·7 런던 테러’도 영국에서 태어난 영국 시민권자들이 저지른 ‘자생적 자살폭탄 테러’라는 점에서 영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이들은 일단 모두 젊다. 30세 이상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는 1명이며, 나머지는 모두 30세 미만이다. 이들 중 최소 3명은 기독교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한 사람이다. 여성은 2명이며, 이 중 1명은 6개월 된 아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체로 영국 사회에서 중산층의 삶을 살아왔다. 용의자 중 1명은 37만8000달러짜리 집을 사기도 했다. 겉으로 봐서는 ‘평범한 영국 청년’인 이들에게서 ‘과격 이슬람 테러범’의 이미지를 떠올리기는 어렵다.

무엇이 이들을 ‘분노’하게 만들었을까.

월스트리트저널은 영국 사회로의 동화 실패를 주요한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영국이 1960년대 파키스탄 등 과거 식민지에 이민 문호를 개방한 뒤 이민 온 부모 세대는 영국 사회에 동화되려고 노력했지만 역설적으로 영국에서 태어난 2, 3세는 계속 소외감을 느끼면서 겉돌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라크전쟁 등을 거치면서 이들 젊은이는 반미를 내건 과격 이슬람주의에 노출되면 쉽게 빠져들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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