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軍은 죽어서 정자를 남긴다?…정자 냉동 병사들 늘어

  • 입력 2006년 8월 1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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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한 후에도 후손을 남기고 싶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헤즈볼라 사이의 전투가 장기화되면서 전선으로 떠나기 전에 정자를 냉동해 보존하려는 이스라엘 장병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AFP통신이 8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가족 인권 단체인 ‘새로운 가족’의 이리트 로젠블룸 씨는 “전사할 것에 대비해 정자 냉동에 대해 문의하는 군인들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에만 예비군을 포함해 30명 이상의 군인이 찾아왔다는 것.

하지만 정자 기증은 반드시 익명으로 하도록 돼 있는 이스라엘 현행법이 문제가 되고 있다. 2002년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병사의 정자 냉동 문제를 놓고 병사 가족들과 이스라엘 정부가 아직도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 병사의 정자를 받기를 희망하는 여성이 있지만 이스라엘 정부가 현행법을 들어 기증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로젠블룸 씨 등은 군인들을 위한 정자은행 설립을 허용하는 ‘생물학적 유언법’ 제정 운동에 나섰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건 군인들에게는 자신의 이름으로 정자를 남길 수 있도록 하자는 것. 이 단체는 전사자의 정액이라도 사망 후 72시간 내에 채취가 가능하다며 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라크전 개전을 전후해 파견 병사들이 정자를 냉동해 남기는 것이 유행이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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