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은 잠바’ 원자바오 이번엔 ‘꿰맨 운동화’ 화제

  • 입력 2006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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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속에서 운동화를 신고 지방 시찰에 나선 원자바오 중국 국무원 총리. 운동화를 몇 년째 기워 신는 원 총리의 검소함은 최근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폭우 속에서 운동화를 신고 지방 시찰에 나선 원자바오 중국 국무원 총리. 운동화를 몇 년째 기워 신는 원 총리의 검소함은 최근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앗, 2년 전 기웠던 바로 그 신발 아닌가?’

15일 중국 허난(河南) 성의 한 농촌을 시찰하는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를 수행하던 허난 성의 한 직원은 원 총리의 비서가 수선해 달라며 건네주는 운동화 한 켤레를 보고 깜짝 놀랐다. 어디선가 본 듯 눈에 익은 신발이었다.

‘검정 줄무늬가 있는 흰색 운동화…. 어디서 봤더라. 아, 그렇지.’

그는 뒤늦게 기억을 더듬어냈다. 보통 사람들이 흔히 신는 중저가의 솽싱(雙星)표 여행용 운동화는 바로 2년 전 원 총리가 허난 성을 방문했을 때 밑창이 떨어져 한 번 수선해 준 적이 있는 바로 그 신발이었다.

‘아, 총리께서는 지금도 그 신발을 신고 다니시는구나.’

원 총리는 이날 오전 쉬광춘(徐光春) 허난 성 서기 등과 함께 뤄양(洛陽) 시 멍진(孟津) 현 쑹좡(送莊) 진의 한 농촌마을을 시찰했다. 신발은 이때 떨어진 것. 점심시간을 이용해 신발을 수선한 원 총리는 당초 일정대로 시찰을 계속할 수 있었다.

고급품도 아닌 일반 운동화를 몇 년째 기워가며 신고 있다는 원 총리의 얘기가 뒤늦게 허난바오예왕(河南報業網) 등 인터넷에 오르면서 중국인들이 감동하고 있다.

26, 27일 써우후(搜狐)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좋은 총리, 훌륭한 총리’라며 그의 서민적 풍모와 검소함을 칭송하는 누리꾼들의 글이 수천 건 올랐다.

‘평민 총리’로 불리는 원 총리는 앞서 올해 2월엔 10년 넘게 허름한 단벌 잠바로 농촌지역을 시찰하고 다닌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13억 중국인의 눈시울을 적셨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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