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에 발목잡힌 美해군…법원, 환경론자 주장 수용

  • 입력 2006년 7월 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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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미국 해군이 고래에게 발목을 잡혔다. 미 연방재판소가 세계 최대 규모의 연합해상훈련인 ‘2006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서 음파탐지기(소나) 사용을 금지해 달라는 환경론자들의 손을 임시로 들어줬기 때문.

지난달 25일 림팩 훈련을 시작한 미 해군은 비정부기구(NGO)인 천연자원보호협회(NRDC)로부터 국가환경정책법 위반으로 고소당해 소나를 쓸 수 없게 되자 지난달 30일 법원에 “6개월간 법 적용을 면제해 달라”는 진정서를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3일 이를 기각하고 “12일까지 양측이 서로 협의한 뒤 18일 재판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당장 6일부터 소나를 사용한 잠수함 탐지훈련을 시작할 예정이었던 미 해군은 훈련계획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소나 사용을 영원히 금지당할 처지에 빠졌다.

반면 환경론자들은 2004년 림팩 훈련 때 하와이 카우아이 섬에 150마리의 고래가 좌초한 사실을 거론하며 소나 사용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미 해군이 사용하는 신형 ‘액티브 소나’가 249dB의 소음과 수십만 km²까지 퍼지는 강력한 에너지 파장을 만들기 때문에 고래에게는 치명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실시되는 림팩 훈련에는 8개국의 함선 40여 척과 잠수함 6척이 참가하고 있다. 한국도 구축함 문무대왕함과 광개토대왕함, 잠수함 정운함을 파견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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