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阿 러브콜’ 이번엔 원자바오 차례

  • 입력 2006년 6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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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도부가 자원 부국(富國)으로 떠오른 아프리카 국가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아프리카의 협조가 필수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원자바오(溫家寶·사진) 총리는 17일 이집트를 시작으로 7박 8일 일정의 아프리카 7개국 순방길에 올랐다고 신화(新華)통신이 보도했다. 원 총리의 아프리카 순방은 이집트 가나 콩고 앙골라 남아프리카공화국 탄자니아 우간다 순으로 24일까지 이어진다.

중국 고위급 인사의 아프리카 순방은 올해 들어 3번째로 방문국들은 산유국이거나 지하자원이 풍부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 1월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이 카보베르데 세네갈 말리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리비아 등 6개국을 순방했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4월 말 모로코 나이지리아 케냐를 찾았다.

앙골라는 중국에 석유를 가장 많이 대주는 나라다. 중국이 앙골라에서 수입하는 석유는 하루 45만 배럴로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 등 중동 국가보다 많다. 이집트와 콩고도 하루 원유생산량이 200만 배럴을 넘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금 백금 망간 크롬 티타늄 바나듐 규산염 등 7개 광물질의 매장량이 세계 1위. 탄자니아 가나 우간다도 천연가스 철 알루미늄 구리 등 자원이 풍부하다.

중국은 올해 외교 구호를 ‘아프리카의 해’로 정했다. 아프리카를 중시한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1991년 이후 외교부장은 매년 첫 번째 방문지로 아프리카를 택하고 있다. 아프리카엔 1122억 배럴의 원유가 묻혀 있는 데다 아직도 찾지 못한 지하자원이 많다는 점에서 중국에는 매력 만점의 미개척지인 셈이다.

그러나 ‘세계자원의 블랙홀’인 중국의 아프리카 구애 행보를 서방세계가 곱게 볼 리 없다. 아프리카 내부에서도 ‘자원 수탈’이라며 반발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한편 원 총리는 18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통상, 투자, 에너지, 관광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협정 11개를 체결하고 수에즈 만 인근의 산업단지에 투자센터 건립 비용으로 5000만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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