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 족보에 빠진 분 DNA검사 받으세요”

  • 입력 2006년 6월 13일 03시 01분


요즘 중국에선 공자(孔子·쿵쯔·기원전 552∼기원전 479년) 가문의 대동보(大同譜)를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10년 전인 1996년 시작된 이 공자 세가보(世家譜) 편찬사업은 공자 사후 2500년간 이뤄진 공자 가보(家譜)의 최대 증보 작업이다.

12일 베이징(北京)신보에 따르면 쿵씨 가문의 족보 편찬사업은 30년 주기로 소규모 증보를, 60년 주기로 대규모 증보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1930년부터 1937년까지 8년간 펼쳤던 대규모 증보에 따른 60년 주기 사업이자 역사상 4차례 있었던 거대 규모 증보판 편찬에 이은 5번째 족보 편찬사업이다.

현재 세계로 퍼져나간 공자의 후예는 약 300만 명. 이 중 250만∼260만 명이 중국 대륙에 있고 나머지는 한국 8만 명, 미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순이다.

공자 후손은 4대까지는 독자로 내려갔으나 5대째부터 퍼지기 시작해 8대째부터는 자손이 급속하게 늘기 시작했다.

한국에는 고려왕조 1450년 공자의 54대손인 쿵자오(孔昭)가 고려 왕자와 결혼한 원나라 옹주를 따라 온 것이 처음. 83대손까지 내려간 중국과 달리 한국의 공자 후손은 고려 때 조혼 풍습의 영향으로 최근 86대손까지 내려갔다.

10년째 계속되는 대동보 편찬 사업에 가장 큰 골칫덩어리는 여기저기서 공자의 후손이라며 족보에 넣어달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

유전자(DNA) 감식기술의 발달로 요즘은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DNA 조사에 들어가는 비용. 중국 돈으로 1000위안(약 11만9000원). 중국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근로자) 한 달 월급인 800위안을 넘는 금액이다.

공자 가문의 총본산인 산둥(山東) 성 취푸 시의 쿵푸(孔府) 측 역시 1인당 1000위안이나 되는 돈을 부담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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