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크 프랑스대통령 비밀계좌설에 '시끌'

  • 입력 2006년 5월 10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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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비밀 계좌를 갖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프랑스 정가가 한층 시끄러워졌다.

시사주간지 르 카나르 앙셴느는 10일자에서 "시라크 대통령이 1992년 일본 도쿄의 한 은행에 비밀 계좌를 개설해 3억 프랑(약 540억원)을 예치해 두고 있다는 증언이 전직 고위 정보관리의 입을 통해 나왔다"고 보도했다. 시라크 대통령 측은 즉각 보도 내용이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이 잡지가 언급한 '전직 정보관리'는 국방부 산하 정보국장을 지낸 필립 롱도 씨로 그는 2004년에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로부터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의 비밀 계좌 보유설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사르코지 장관이 룩셈부르크의 금융기관에 뇌물을 관리하는 비밀 계좌를 갖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사실 여부를 조사했다는 것. 이 제보는 나중에 허위로 밝혀졌다.

롱도 씨는 '프랑스판 워터게이트'로 불리는 '클리어스트림 스캔들'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판사에게 시라크 대통령의 비밀 계좌설을 털어놨다고 르 카나르 앙셴느는 전했다. 이 계좌에는 최근 몇 년간 '문화기금'이라는 모호한 명목으로 거액이 예치됐다는 것.

롱도 씨는 "언론 보도는 나의 발언을 특정 부분만 인용했다"면서도 시라크 대통령의 비밀 계좌 보유설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사회당은 9일 '클리어스트림 스캔들'과 관련해 드 빌팽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내기로 결정했다. 불신임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지만 불신임 시도 자체가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야권의 요구에 무게를 실어줄 전망이다.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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