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독일 월드컵 앞두고 훌리건과의 전쟁 돌입

  • 입력 2006년 5월 10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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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훌리건과의 전쟁'에 본격 돌입했다.

이번 월드컵은 유럽 각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독일에서 열려 어느 때보다도 많은 훌리건이 독일 땅에서 활개를 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과격성이 두드러지는 동유럽 국가의 훌리건이 골칫거리다.

네오 나치 세력과 연계된 폴란드의 훌리건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꼽힌다. 이들은 서유럽의 훌리건과 이번 월드컵에서 누가 더 과격한지를 놓고 일전을 겨룰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경찰 당국은 폴란드와 독일의 훌리건들이 이미 '전투'를 위해 서로 접촉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두 나라 훌리건들은 지난해 11월 국경 근처 숲에서 이미 전초전을 치렀다. 당시 충돌에선 흉기까지 동원됐으며 독일인 30명, 폴란드인 50명이 체포됐다. 양국 경찰은 독일과 폴란드의 예선 경기가 열리는 6월 14일 격렬한 충돌이 벌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악명 높기로는 역시 영국 훌리건이 손꼽힌다. 외국으로 원정 가는 영국 훌리건들은 말썽을 부려 추방될 것을 예상하고 편도 티켓만 끊어서 갈 정도로 앞뒤를 가리지 않는다.

영국 경찰의 대책도 화끈하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훌리건 3286명의 출국을 막기 위해 월드컵 개최 10일 전까지 여권을 제출하라고 명령한 것. 이들은 영국 팀의 경기가 있는 날은 경찰에 소재지를 신고해야 한다.

네덜란드는 영국과의 배편이 많은 에이무이덴 항구를 통해 입국하는 사람들의 소지품을 일일이 검색하기 위해 지방 조례를 고칠 계획이다.

각국의 공조 체제도 전례 없이 강화됐다. 영국, 폴란드, 네덜란드 등은 5∼40명의 경찰관을 독일에 파견한다. 모두 500명가량인 이들은 소속국의 경찰 유니폼을 입고 자국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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