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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5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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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대선 패배 후 대통령의 꿈을 접은 듯했던 고어 전 부통령이 최근 활동을 재개하면서 그의 지지 세력이 결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8일 보도했다.
5년 이상 정치 무대에서 멀어졌던 고어 전 부통령은 대대적인 미디어 공략을 통해 화려하게 ‘컴백’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그의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이 이달 중 개봉되며 동명의 책도 최근 출간됐다. 그는 미 전역을 돌며 영화 홍보에 나서는 한편 부통령 시절 핵심 보좌관들을 다시 불러 모아 홍보 업무를 맡겼다.
고어 전 부통령은 또 ‘배니티 페어’ ‘와이어드’ ‘아메리칸 프로스펙트’ 잡지 최근호의 커버스토리로 등장했다.
그는 쏟아지는 대권 질문에 구체적 답변을 피하고 있지만 선거에 나설 경우 승산에 대해 측근들과 본격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과거 보좌진을 소집한 것도 단순히 영화 홍보가 아닌 정치 무대 복귀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젊은 층의 지지를 많이 받았던 정치인답게 그의 정치 복귀를 돕는 세력은 할리우드와 실리콘밸리에 몰려 있다.
대선 패배 후 그는 주로 정보기술(IT)과 환경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애플컴퓨터 이사와 구글 고문을 맡는 한편 환경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GIM 투자회사를 설립하고 케이블 TV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비교적 깨끗한 이미지를 유지해 온 고어 전 부통령이 대선에 나설 경우 존 에드워드 상원의원, 마크 워터 버지니아 주지사 등 이미 대권 의사를 밝힌 다른 민주당 후보들을 일거에 제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힐러리 클린턴 뉴욕 주 상원의원과의 대결로 압축되는데 찬반 세력이 극명하게 갈리는 힐러리 의원보다는 중도 진보적인 고어 전 부통령이 더 승산이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힐러리 의원이 대권 도전에 나서야만 고어 전 부통령도 선거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고어-힐러리’ 대결 구도를 형성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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