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이라크' 잠적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까닭

  • 입력 2006년 4월 13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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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한 클럽에서 미스 이라크 선발대회가 열렸다. 7월 2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참가할 이라크 대표 미인을 뽑기 위해서다.

미스 이라크 선발대회 관계자들은 미인대회가 무사히 끝나긴 했지만 다른 일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회 입상자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살해 위협에 시달리면서 '미스 이라크'의 자리를 포기하는 사태가 계속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승자인 타마르 고레기안 씨는 대회 나흘 뒤 왕관을 반납했다. 미인 대회에 참가한 여성들을 살해할 것이라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위협 때문이다.

2명의 차점자들도 '미스 이라크' 자리를 거부하는 바람에 결국 실바 샤하키안 씨가 미스 이라크로 뽑혔다.

하지만 그 역시 살해 위협을 피해 모처에 도피한 상태다.

더구나 기독교인인 샤하키안 씨는 미국 ABC 방송의 모닝 토크쇼 '굿모닝 아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기회는 모든 소녀들에게 오는 것이 아니다. 나는 운이 좋다. 타이틀을 유지할 것이지만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발대회 관계자들은 살해 위협에도 불구하고 샤하키안을 로스앤젤레스의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참석시킬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암만=AP연합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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