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디 10년만에 총리직 탈환…0.1%의 승리로 난관 예고

  • 입력 2006년 4월 12일 19시 05분


중도좌파연합을 이끈 로마노 프로디(66) 전 이탈리아 총리가 11일 총선 승리를 선언했다. 10년만의 총리 직 탈환이다.

프로디 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정부는 "정치적, 기술적으로 강한 정부가 될 것"이라면서 "내각구성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험로가 예상된다. 헤쳐 나가야 할 난관이 무수히 많다.

우선 발등의 불은 재선거 논란. '0.1%의 불완전한 승리' 때문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프로디 전 총리의 좌파연합은 하원선거에서 49.8%의 지지를 얻었다. 49.7%를 얻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집권우파연합보다 0.1% 앞선 것. 두 진영의 표차는 1만5000여 표에 불과하다.

프로디 전 총리는 우파연합이 하원개표 결과에 대해 재검표를 요구하고 나선 것을 무시하고 총선 승리를 선언했다. 이를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재선거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프로디 전 총리는 좌우 연합이 거국 내각을 일단 구성한 뒤 가을 쯤 재선거를 실시하자는 우파 연합의 제안을 거부했다.

재선거 논란을 잠재운다 해도 경제 회생은 좌파 연합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다. 이번 선거결과는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우파연합이 집권한 5년 동안 이탈리아 경제의 저조한 성적표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을 반영한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국제금융가에서는 "의회가 양분된 상황에서 개혁을 밀어붙일 수 있을 만큼의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경제개혁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개혁을 추진하려해도 공산당부터 전 기독민주당에 이르는 9개 정당으로 구성돼 있는 좌파 연합의 내부 조율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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