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철회! 反美!… 머리띠 동여맨 2006 지구촌

  • 입력 2006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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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대규모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21세기 들어 올해만큼 1만 명 이상 대규모 시위가 아시아 북미 남미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적은 없었다. 특히 미국과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 50만 명 이상의 초대형 시위가 벌어진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초대형 시위는 오늘 세계의 현안이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 줬다. 시위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새 법이 부른 시위=미국에서는 새 이민법, 프랑스에서는 새 고용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법란(法亂)이다.

지난달 10일 미 시카고 도심에서 10만 명이 반(反)이민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같은 달 25일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남미계를 중심으로 무려 50여만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지난해 9월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10만여 명이 모여 반전시위를 벌인 적은 있었지만 50여만 명이나 되는 초대형 시위가 벌어진 것은 베트남전 이후 처음이었다.

프랑스에서는 2월 7일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40만 명이 정부가 새로 마련한 최초고용계약(CPE)법안에 항의해 거리로 나섰다. 지난달 3일, 28일 ‘슈퍼 화요일’에 이어 4일에는 100만 명이 넘는 대학생, 노동자들이 모여 CPE 철회를 요구했다. 프랑스에서 100만 명이 넘는 대규모 시위는 1995년 12월 130여만 명의 공공부문 노동자가 가두시위를 벌인 이후 처음이다.

▽반미 시위=이슬람국가와 남미를 중심으로 반미 시위가 계속됐다. 1월 13일 파키스탄 북서부 국경도시 다마돌라 마을에서 미군의 오폭으로 어린이와 여성 17명이 사망한 이후 수만 명의 시민들이 이슬라마바드, 카라치 등에서 성조기를 불태우면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같은 달 24일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의 진두지휘로 쿠바 시민 1만 명이 반미 가두시위를 벌였다. 다음 날에는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 세계 2000여 반미 단체 회원 수만 명이 미군의 이라크 철수와 미 제국주의 타도를 외쳤다.

지난달 1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는 시민 10만여 명이 모여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인도 방문 반대 시위를 벌였다.

▽종교 갈등 시위=2월 10일 노르웨이의 한 잡지가 마호메트 만평을 재게재한 이후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수만 명의 이슬람교도들이 모여 규탄 시위를 벌였다.

이라크에서는 2월 말 바그다드 북쪽 사마라의 시아파 사원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한 이후 시아파 주민들 수만 명이 거리로 나와 수니파를 비난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민주화 시위=동남아국가인 태국과 필리핀에서는 부정부패한 권력자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거셌다.

태국은 2월 초부터 시민단체 연대모임인 ‘국민 민주주의 연대(PAD)’의 주도로 시민 수만 명이 탁신 친나왓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두 달째 벌였다.

2차례 ‘피플 파워(민중혁명)’를 겪은 필리핀에서도 2월 22일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열려 비상사태가 선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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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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