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수-진보세력 이번엔 ‘性戰’

  • 입력 2006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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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 교육이냐, 순결 교육이냐.’

성 교육을 놓고 미국에서 진보-보수 세력이 대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순결 교육=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순결 교육을 중점 실시하는 학교에 관련 지원금을 몰아주는 방법으로 피임 위주의 기본 성교육을 대체하려 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 5년간 순결교육 지원금은 7억8000만 달러로 빌 클린턴 전 행정부 8년간의 8억9000만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최근 미국 보건복지부(DHH)는 전체 성교육 시간 가운데 피임약 부작용, 혼전 임신에 따른 학교 중퇴, 10대 성관계의 심리적 부작용에 관한 내용이 일정한 비율이 되어야만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방침을 바꾸었다.

순결 교육을 강조하는 보수적인 종교 단체의 압력이 강해지면서 성교육 내용 중 피임약 사용법을 빼거나 낙태 지지 단체의 성교육 참여를 금하는 주 정부도 늘고 있다.

▽피임 교육=순결 교육 강조 분위기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늘어나는 10대 성관계와 임신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불만이다.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의 학부모 단체들은 최근 해당 교육청이 피임 교육을 금지한 것에 반발해 순결 교육 반대 운동 단체를 만들었다.

뉴욕의 40여 개 시민단체는 피임 교육과 순결 교육에 지원금을 고루 배분하는 것을 의무화한 ‘건강한 10대를 위한 법률(HTA)’안을 지지하는 모임을 결성했다. 전미 학부모교사협회, 청소년의학협회 등 관련 단체들도 피임법 설명 위주의 성교육을 주장하고 있다.

마크 골드스타인 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진화론 논란에 이어 성교육이 미국 ‘사상 전쟁’의 도마에 올랐다”면서 “학부모 학생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중고교 성교육은 순결 교육 중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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