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타들, ‘위장 파파라치’와 손잡다

  • 입력 2006년 3월 7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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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중 진짜 파파라치가 찍은 사진은?임신한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아들과 함께 외출한 사진(왼쪽)일까, 여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아들을 무릎에 태우고 운전하는 사진(가운데)일까, 아니면 여배우 귀네스 팰트로가 출산 후 병원을 나서는 사진일까. 정답은 스피어스의 사진. 졸리와 팰트로의 사진은 치밀한 사전 각본에 따라 연출된 ‘위장 파파라치’ 사진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다음 중 진짜 파파라치가 찍은 사진은?
임신한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아들과 함께 외출한 사진(왼쪽)일까, 여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아들을 무릎에 태우고 운전하는 사진(가운데)일까, 아니면 여배우 귀네스 팰트로가 출산 후 병원을 나서는 사진일까. 정답은 스피어스의 사진. 졸리와 팰트로의 사진은 치밀한 사전 각본에 따라 연출된 ‘위장 파파라치’ 사진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올해 1월 미국 연예잡지 피플은 배우 브래드 피트와 연인관계인 앤젤리나 졸리의 배가 불룩한 모습을 특종으로 실었다. 졸리의 임신 사진은 파파라치가 몰래 찍은 듯하지만 사실은 사전에 짠 각본에 따라 치밀하게 연출된 것. 졸리는 사진기자를 미리 지정했을 뿐만 아니라 40만 달러에 사진을 팔기로 피플 측과 사전 계약까지 했다. 졸리는 최근 ‘파파라치 대공세’에 나선 할리우드 스타 중의 한 명이다. 스토커처럼 미행하며 사생활을 침해하는 ‘스토카라치(stalkarazzi)’에 대응하기 위해 직접 파파라치 ‘기획자’ 겸 ‘감독’으로 나선 것. 》

최근 여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무릎에 아기를 앉히고 운전하는 위험천만한 모습이 파파라치에 걸려 곤욕을 치렀다. 이처럼 원하지 않는 장면이 파파라치에게 노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된 파파라치 사진을 연출하는 연예인들이 늘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들은 직접 파파라치를 고용하는가 하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파파라치에게 자신의 일정에 대한 정보를 귀띔하기도 한다. 아예 언론매체와 독점적으로 파파라치 사진을 제공하겠다는 계약을 하기도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 보도했다.

유명인들 사이에 ‘위장(fake) 파파라치’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스타의 사생활을 엿보고 싶은 일반인의 욕구를 채워 주면서 이미지 홍보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 2004년 아기 출산 후 남편과 함께 병원을 나서는 여배우 귀네스 팰트로 사진도 사실 위장 파파라치의 산물이었다.

1940, 50년대 할리우드 전성기 때 애용됐던 위장 파파라치 수법은 1960년대 초 메릴린 먼로의 죽음을 계기로 거의 자취를 감췄으나 최근 스토카라치를 둘러싼 안전사고 논란이 불거지면서 다시 부상하고 있다.

연예 전문 언론매체도 위장 파파라치를 환영하는 추세. 연예인과의 갈등을 줄이면서 매출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위장 파파라치를 애용하는 피플지는 타임그룹 산하 154개 잡지 중에서 가장 매출 순익 실적이 좋다.

연예잡지 US위클리의 재니스 민 편집국장은 “위장 파파라치는 연예인과 언론의 공생관계의 산물”이라며 “현재 할리우드 파파라치의 사진 중 50%는 연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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