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in Korea]‘한국유학 1년’ 홈피에 띄운 日와타나베 씨

  • 입력 2006년 2월 1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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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1년 동안 유학을 마치고 돌아간 뒤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전도사로 뛰고 있는 와타나베 다카코 씨. 사진은 한국 유학 시절 한 식당에서 찍은 것이다. 사진 출처
서울에서 1년 동안 유학을 마치고 돌아간 뒤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전도사로 뛰고 있는 와타나베 다카코 씨. 사진은 한국 유학 시절 한 식당에서 찍은 것이다. 사진 출처
“입에서 한국어가 먼저 튀어나올 때가 많아요. 이젠 꿈도 한국말로 꿉니다.”

한국에 푹 빠진 일본 유학생이 일본에 돌아가 한국 유학 생활을 정리한 일기를 개인 홈페이지(사진)에 올리고 있다.

주인공은 일본 도쿄(東京)의 한 무역회사에서 한국과 중국 지역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와타나베 다카코(29·여) 씨.

친구에게 선물받은 한국 음반과 비디오에 빠져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2002년부터 2003년 12월까지 1년 동안 고려대 한국어문화교육센터에서 한국어과정을 공부했다. 2004년 초 일본에 돌아간 뒤 자신의 홈페이지(taka76.hp.infoseek.co.jp)에 한국 유학 시절의 사진과 일기를 게재하고 있다.

그의 홈페이지는 대만인까지 들어와 유학 정보를 묻는 등 한국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처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가수 보아의 노래가 방문객을 맞는다. 사이트 곳곳에 그의 한국에 대한 추억이 가득하다. 그가 수강한 한국어과정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와 하숙집 고르는 법, 한국 친구 사귀는 법 등 사소한 유학 노하우, 자신이 돌아본 한국의 명소와 신기했던 모습 등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그는 “유학 준비를 할 때 한국 생활에 대한 자잘한 정보를 구하기 힘들었다”며 “유학생의 눈높이에서 한국 생활의 노하우를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이미지가 좋지만은 않았다고 고백한다.

“도로는 지저분하고 남녀를 불문하고 길가에 침을 뱉는 것에 놀랐어요. 난폭 운전하는 버스에다 웃돈을 요구하고 빨리 내리라고 재촉하는 불친절한 택시운전사를 만났을 때도 불쾌했지요. 약속시간도 잘 지키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한국 사람은 낯익은 사이가 되면 친절해지더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의 매력에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온돌방에 누웠을 때 그 따뜻한 느낌을 잊을 수 없어요. 식당에 가면 반찬을 많이 주고 노래방에서도 서비스를 넣어 줄 때마다 고마웠습니다. 가족을 소중히 여기고 ‘언니’ ‘오빠’ 하며 서로를 따르는 모습에서 따뜻한 정(情)도 느꼈습니다.”

일본에 돌아와서도 한동안 ‘향수병’에 시달렸단다. 새로 사귄 친구들이 보고 싶어 울기도 하고 한국에 대한 꿈도 많이 꿨다고. 이제 한국과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매년 서너 차례씩 한국을 다녀가고 있다. 한국에서 사귄 학생들에게 일본 생활을 소개하는 ‘일본의 우리’라는 공간도 홈페이지 내에 만들었다.

한국어를 배우려고 한국 유학을 준비하는 외국인들에게 그가 보내는 조언.

“가기 전부터 걱정하지 마세요. 유학 생활 동안 한국어만 배운다 생각하지 말고 한국의 문화와 습관에 푹 빠질 준비를 하세요.”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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