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남녀同數 내각’ 탄생…국방-경제등 요직 여성 발탁

  • 입력 2006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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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된 미첼 바첼레트(사진) 당선자는 ‘남녀평등 내각’을 구성하겠다는 대선 공약대로 지난달 30일 남성 10명, 여성 10명씩 동수로 구성된 새 내각을 발표했다. 바첼레트 당선자는 3월 11일 공식 취임한다.

바첼레트 당선자는 내각 발표 직후 “이번 조각은 칠레에서 남녀평등을 향해 역사적 걸음을 내딛는 조치”라며 “선거운동 당시 약속한 새로운 스타일의 정부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 국방장관인 비비아네 블란로트 씨를 유임시키고 잉그리드 안토니예비치 씨를 경제장관에, 클라리사 아르디 씨를 기획장관에, 파울리나 벨로소 씨를 대통령실 장관에 내정했는데 모두 여성이다. 요직에도 여성들을 대거 발탁한 것.

특히 국방장관은 대통령 유고 시 대통령 직을 대행하는 1순위 장관이다. 바첼레트 당선자 역시 퇴임하는 리카르도 라고스 대통령 밑에서 라틴 아메리카 최초의 여성 국방장관을 지낸 바 있다.

이 밖에 문화장관에 여배우인 파울리나 우루티아 씨를 발탁했다.

한편 선거기간 바첼레트 후보의 경제자문을 했던 경제학자 안드레스 벨라스코 교수가 재무장관으로 내정됐다.

신흥시장의 금융위기를 전공한 벨라스코 장관 내정자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하버드대 존 F 케네디 정책대학원에서 국제금융과 개발론을 강의했다.

사회당 소속으로 1990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의 축출에도 가담한 바첼레트 당선자가 벨라스코 교수를 재무장관에 내정한 것은 집권 후 정책변화를 우려하는 일각의 불안 심리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산티아고 증권회사인 비알 SA 연구소장 레오나르도 수아레스 씨는 “벨라스코 장관 내정자는 재정 원칙에 충실한 사람”이라며 “시장에는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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