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좌파 에너지연대’ 꿈틀

  • 입력 2006년 1월 16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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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등 남미 4개국의 ‘에너지 연대’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들 4개국이 석유와 천연가스의 공급국가와 수요국가로 나뉘어 있고 4개국의 지도자들이 모두 좌파 성향이라는 점이 연대의 토대로 작용한다. 남미 4개국 에너지 연대는 남미의 강대국으로 꼽히는 브라질이 주도하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13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당선자와 2시간에 걸쳐 회담을 했다.

이번 회담의 최대 의제는 에너지 문제였다. 브라질은 자국 내에서 소비되는 천연가스의 50%를 볼리비아에서 수입한다.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는 볼리비아 최대의 외국투자기업으로 볼리비아 천연가스 매장량의 14%를 확보하고 있다.

선거 기간 중 에너지 국유화를 역설했던 모랄레스 당선자는 회담 뒤 “외국 기업들은 투자비를 회수하고 이익을 낼 권리가 있다”며 유화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 룰라 대통령은 볼리비아와의 국경에 15억 달러(약 1조5000억 원)를 투자해 석유화학단지를 건설하고 볼리비아와 브라질을 잇는 제2의 천연가스관 건설을 제안했다.

룰라 대통령은 18일에는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19일에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연쇄 정상회담을 하고 에너지 문제를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는 3개국을 잇는 8000km의 천연가스관 건설 약속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1월 초 모랄레스 당선자는 베네수엘라를 방문한 자리에서 차베스 대통령으로부터 석유와 천연가스 탐사를 위한 정부 차원의 기술지원을 약속받기도 했다.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는 남미 1, 2위의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국이다.

한편 차베스 대통령은 13일 미국이 계속 베네수엘라 정부를 중상모략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대미 원유 수출 중단 가능성을 경고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미국이 최근 남미의 정세를 불안정하게 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베네수엘라의 스페인제 군용 수송기 도입계획에 제동을 건 것을 거론하며 이같이 위협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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