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모리 칠레서 전격 체포…내년 대선출마 일단 좌절

  • 입력 2005년 11월 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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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망명생활을 하다 재기를 위해 6일 칠레를 전격 방문한 알베르토 후지모리(사진) 전 페루 대통령이 입국 수 시간 만인 7일 오전 칠레 경찰에 체포됐다.

칠레 경찰당국은 페루 당국의 요청에 따라 칠레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을 갖고 수도 산티아고의 메리어트호텔에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체포했으며 체포 과정에 별다른 저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부정 축재와 인권 유린 혐의로 페루 당국의 지명 수배를 받아 온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정치적 재기를 노리며 6일 칠레에 도착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내년 4월 대통령선거에 다시 출마할 것을 바라는 페루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페루에 돌아가기 전 칠레에 잠시 머무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의 칠레 입국 사실이 전해진 직후 알레한드로 톨레도 페루 대통령은 긴급 각료회의를 소집했으며 칠레 주재 페루 대사를 통해 신병 인도를 공식 요청했다.

이에 따라 정치적 재기를 노리던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꿈은 일단 좌절됐다.

1990년 대통령직에 오른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경제 개혁을 이끌어 2차례 연임에 성공하며 승승장구했으나 인권 유린 행위와 부정부패로 궁지에 몰려 2000년 11월 대통령직을 버리고 일본으로 달아났다.

페루 정부는 그동안 일본 정부에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신병 인도를 줄곧 요청해 왔으나 일본 측은 그가 일본 시민권자라는 이유로 거부해 왔다.

그는 일본에 머무르며 꾸준히 정치적 재기를 노렸다. 지난달 페루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뒤 그가 결성한 정당 ‘시 쿰풀레’와 그를 지지하는 2개 정당 간의 연합을 성사시키며 재기의 꿈을 키워 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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