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인상… ‘콜금리 인상’ 커지는 압력

  • 입력 2005년 11월 3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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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방기금 금리를 4.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미국의 연방기금 금리는 이로써 2001년 6월 이후 가장 높아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최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인상하면서 0.25%포인트로 좁혀졌던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차이는 다시 0.5%포인트로 벌어졌다.

FRB는 이날 금리를 인상하면서 물가안정 유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FRB는 2004년 6월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이후 이번까지 12차례나 연속해 금리를 인상했다.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 주재로 열린 이날 FOMC 회의에서는 지난번 회의 때 일부 위원이 허리케인 피해 상황을 지켜보자며 금리 인상에 반대한 것과는 달리 만장일치로 인상을 결정했다.

내년 1월 말로 퇴임하는 그린스펀 의장은 앞으로 2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한편 미국의 금리 인상은 이날 한국 금융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라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미 양국 간 정책금리 차이가 벌어지면서 콜금리 인상에 대한 압력이 앞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책금리 격차가 벌어지면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쳐 자본 이탈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11일 3년 5개월 만에 콜금리를 연 3.25%에서 3.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콜금리 결정에 다소 영향을 주겠지만 연말을 앞둔 상황에서 금통위가 연달아 두 차례 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며 “최근 경기지표가 다소 나아지고 있다고 해도 질적으로 나아지고 있는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벤 버냉키 FRB 의장 내정자가 상원 인준을 통과해 내년 2월부터 새 의장으로 취임하면 FRB가 지금과 같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버냉키 내정자가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다소 유화적이고 오히려 성장을 중시하는 점에 비춰 그린스펀 의장이 주도한 금리 인상 기조가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버냉키 내정자가 “그린스펀 의장 체제의 정책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점에 비춰 정책 변경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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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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