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신사참배 강행 시사

  • 입력 2005년 10월 3일 03시 00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사진) 일본 총리는 오사카(大阪) 고등법원이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위헌으로 판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신사 참배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달 30일 판결 직후 기자들이 참배 여부를 묻자 “내 행적을 보면 어떻게 행동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강행 의사를 시사했다.

또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전 자민당 부총재도 이날 밤 고이즈미 총리와 만난 후 “(고이즈미 총리가) 연내에 참배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야마사키 전 부총재에 따르면 여당 간부와 회식 중 단둘이 있게 되었을 때 신사 참배와 관련해 “제3의 길이 있지 않겠느냐”고 참배 중단을 요청했으나 고이즈미 총리는 묵묵부답이었다는 것.

참배 시기와 관련해 일본 언론매체들은 우정민영화법 통과 직후인 이달 중순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17일부터 야스쿠니신사의 가을 대제가 열리기 때문. 고이즈미 총리는 2002년에는 야스쿠니신사의 봄 대제 때 참배했다.

그러나 방일 중인 중국 외교부 추이톈카이(崔天凱) 아주국장은 1일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양국 관계의 최대 장애”라면서 참배 중지를 거듭 요청했다.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 실무자회의 수석대표로 방일한 추이 국장은 이날 야당인 민주당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대표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올해는 민감하고 복잡한 해라 고이즈미 총리가 또 참배하면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지난달 29일 미 상원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 미일 경제관계 청문회에 나와 한-중-일 역사 갈등에 대해 이례적으로 대화와 해결을 공개 촉구했다.

그는 “중국은 한국 등과 함께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인식을 여전히 불신하고 일본은 중국과 한국 교과서의 부정확성과 반일 색채에 우려를 갖고 있다”며 “3개국에 (대화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