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기금금리 또 0.25%P 인상

  • 입력 2005년 9월 2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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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0일(현지 시간) 한국의 콜금리에 해당하는 연방기금 금리를 또다시 0.25%포인트 올렸다.

이로써 지난달 역전됐던 한미 간 정책금리는 0.50%포인트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에 따라 다음 달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도 확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시장금리는 오히려 떨어졌다. 국내 콜금리도 오를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시장금리가 이미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 미국, ‘소걸음’ 금리 인상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0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정책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2003년 6월 이후 11차례 연속 0.25%포인트씩 올려 미국의 정책금리는 2년 3개월 만에 연 1%에서 3.75%로 높아졌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때문에 FOMC 회의에서는 2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FRB는 성명에서 “금리가 ‘신중한 속도(measured pace)’로 오를 수 있다”고 밝혀 앞으로도 금리 인상을 계속할 뜻을 분명히 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올해 두 차례 남은 FOMC 회의(11월 1일, 12월 13일)에서도 적어도 한 차례 이상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 연방기금 금리는 연 4∼4.25%가 된다.

○ 콜금리 인상 확실시

이제 다음 달 11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 인상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한미간 정책금리 격차가 벌어져 자본이 한국시장을 떠나 미국으로 향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자본유출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시장금리, 특히 대규모 자본을 움직이는 장기 시장금리는 여전히 한국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화당국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미국처럼 과감하고 꾸준하게 금리정책을 펴지 못한다는 비난이 만만치 않다”며 “경기가 더 나빠질 때를 대비해서라도 이번에는 콜금리를 올려 나중에 인하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시장금리는 무덤덤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21일 국내 채권시장 금리는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4%포인트 떨어진 연 4.62%였다. 다른 장단기 금리도 안정세를 보였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曺永武) 선임연구원은 “‘10월에 콜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8일 박승(朴昇) 한은 총재의 발언 이후 시장금리가 과도하게 올라 더 오를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몇몇 채권 전문가들은 “10월 콜금리가 인상되면 불확실성이 사라져 시장금리는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동안 많이 오르지 않았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전날보다 0.03%포인트 올라 이에 연동되는 금융회사 대출금리가 다시 들먹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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