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서 작아진 美뉴올리언스…이재민 2만5000명

  • 입력 2005년 9월 2일 03시 10분


1일 오전(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의 초대형 구장(球場)인 애스트로돔 앞. 살인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집을 잃고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의 슈퍼돔에서 지내던 이재민을 가득 태운 버스가 속속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는 이재민들은 한결같이 지칠 대로 지친 듯 무표정했다.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지난달 29일 이후 뉴올리언스 슈퍼돔에 대피해 있던 2만5000여 명의 이재민을 지난달 31일 오후부터 버스 편으로 550km 떨어진 휴스턴의 애스트로돔으로 대피시키기로 한 데 따른 첫 이재민 행렬이었다.

한 이재민은 “슈퍼돔엔 전기도 에어컨도 없고 화장실조차 물이 내려지지 않는 데다 돔 주변엔 1m 넘게 물이 차 있다”고 말했다.

이미 애스트로돔엔 녹색 간이침대 수천 개가 마련됐고, 자원봉사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도착하는 이재민들에게 비누 칫솔 수건 등이 담긴 구호용품을 나눠 줬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백악관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한 뒤 가진 연설에서 카트리나로 인한 참사를 “역사상 최악의 국가 재난 중 하나”로 규정했다.

부시 대통령은 “피해 복구에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재난이 발생한 지역 주민들에게 “국가는 여러분과 함께 있으며 우리는 여러분을 돕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사망자 규모와 관련해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이날 “뉴올리언스에서만 최소한 수백 명, 어쩌면 수천 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동석(閔東石) 휴스턴 총영사는 교민 피해와 관련해 “뉴올리언스 교민 3000여 명 가운데 소재가 파악된 사람은 300명 정도”라면서 “대부분이 대피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는 현장에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통상부는 본부 직원 2명과 미국 내 한국공관 직원 3명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을 2일 현지에 파견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휴스턴=김승련 특파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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