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시민단체, 왜곡교과서 막았다…후소샤판 채택률 0.38%

  • 입력 2005년 9월 2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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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극우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집필한 후소샤(扶桑社)판 역사왜곡 교과서의 채택률이 양심적인 시민단체들의 저지 활동에 힘입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낮은 0.38%(권수 기준) 수준에 그쳤다.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 네트 21’ 등 후소샤판 교과서 채택 반대운동을 펼쳐 온 16개 시민단체는 1일 도쿄(東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일본의 중학교 신입생 119만2000명 중 후소샤판으로 공부하는 학생은 81개교 4840명이 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후소샤판 역사교과서의 채택률은 학생 수 기준으로 0.4%, 실제 발간되는 교과서 권수 기준으로는 0.38%가 된다.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취지로 기술한 후소샤판 공민교과서의 채택률도 0.2%에 그쳤다.

이번 채택률은 4년 전(0.039%)보다 10배가량 높아진 것이지만 일본 사회가 빠른 속도로 우경화하고 우익세력이 후소샤 교과서 지원에 열을 올린 점을 감안하면 양심적인 시민단체들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선전했다는 평가다.

새역모와 후소샤 측은 4월 초 문부과학성의 교과서 검정에 통과한 뒤 집권 자민당과 우익세력의 후원을 무기로 채택률 목표치를 10%까지 높여 잡은 바 있다.

도쿄의 외교 소식통은 “자민당 우익 정치인과 일부 각료들의 노골적인 후소샤 편들기에도 불구하고 채택률을 1% 아래로 묶은 것은 일본 시민단체의 완승”이라며 “하지만 후소샤 교과서가 다른 교과서의 기술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후소샤 측은 “집요한 방해 공작으로 기대와 달리 채택되지 못한 지역이 있어 유감”이라면서도 “그래도 채택률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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