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휘청?…부시,전략비축유 방출 승인

  • 입력 2005년 9월 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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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고(高)유가로 힘겨운 미국 경제에 카트리나발(發) 충격이 가해지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의 늪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카트리나가 멕시코 만 일대의 정유시설에 상당한 피해를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면서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2.61달러(3.9%)가 오른 69.81달러에 마감돼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9월 인도분 무연휘발유도 이날 20.1%나 폭등하면서 갤런당 2.474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 전문 온라인매체인 마켓워치는 “휘발유 소비자가격이 갤런당 3.5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그 직후 카트리나로 인한 원유 생산 감축분을 보충하기 위해 전략 비축유 방출을 승인했다.

샘 보드먼 미 에너지부 장관이 31일 “전날 저녁 (전략 비축유 방출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전략 비축유는 비상 상황 대비용 원유 저장분으로 루이지애나와 텍사스 주 지하동굴에 약 7억 배럴 이상이 비축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지금은 값싼 중국산 제품이 많아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석유 의존도가 과거에 비해 줄었기 때문에 ‘고유가→경기침체’ 공식이 더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유가 70달러 시대’가 계속되면 소비침체를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기에 그동안 소비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미국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최근 부동산 거품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지난달 30일 공개된 FRB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8월 9일 회의록 요약본에 따르면 FRB는 고유가 등을 근거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제의 기관차인 미국의 성장이 주춤하면 한국 등 다른 국가의 성장률도 그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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