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경영대학원 “한국式경영 배우러 왔습니다”

  • 입력 2005년 5월 30일 0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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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배우러 왔어요.”

경영대학원으로는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HBS) 학생들이 29일 한국을 찾았다. 이름 하여 ‘HBS 코리아 트립(HBS Korea Trip 2005)’.

이들은 여름방학을 맞아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한국의 대표기업들을 차례로 둘러보기 위해 방한했다. 한국 대기업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학문적으로 연구할 만한 가치를 지니게 됐다는 의미다.

○ 한국 기업을 둘러본다

HBS는 한 학년이 약 900명. 이들은 방학 기간에 제각기 그룹을 구성해 기업체를 방문하거나 인턴 활동을 한다. 해외로 나가는 학생들도 많은데 한국이 방문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을 선택한 학생은 30여 명. 아시아 학생이 대부분일 거라고 짐작한다면 틀렸다. 방문 학생들의 국적은 미국 프랑스 벨기에 러시아 일본 등 제각각이다.

이들은 5박 6일의 일정으로 한국에 머물면서 삼성전자 LG전자 KT SK텔레콤 등 4개 업체를 방문한다. 삼성전자는 본사와 함께 기흥반도체 공장도 둘러볼 예정.

전쟁기념관과 비무장지대(DMZ)처럼 한국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넓힐 수 있는 곳도 포함됐다.

○ 하버드에 부는 한국 바람

HBS에는 요즘 한국 붐이 일고 있다.

지난 학기에 삼성전자와 신한금융지주에 대한 사례 연구가 과목으로 추가됐다. 삼성전자는 1학년 ‘전략’ 과목에, 신한금융지주는 2학년 ‘리더십’ 과목에서 다뤄진다. 특히 1학년 과목은 모두 필수이기 때문에 HBS에 입학하면 무조건 삼성전자 사례를 공부해야 한다.

HBS는 수업의 80%가 사례 연구로 채워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버드대 수업에서 사례로 선정됐다는 것은 그만큼 학문적으로 주목할 만하다는 것을 뜻한다.

과거에도 한국기업 사례가 일부 등장했지만 고속 성장이나 위기 과정의 단면에 초점을 맞췄고 한국인 교수들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3월 2일에는 황창규(黃昌圭)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과 최영휘(崔永輝)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HBS를 방문해 각각 특강과 토론을 벌였다.

HBS 1년차인 윤경은(尹景恩·32) 씨는 “특히 한국의 제조업과 금융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신한금융지주를 본격적인 연구 대상으로 삼은 것은 하버드대가 한국을 제대로 평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현지에서도 해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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