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核융합로’ 프랑스에 건설…韓-美등 6개국 공동개발

  • 입력 2005년 5월 4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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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국제열핵융합실험로(ITER)’의 유치를 포기하고 유럽연합(EU)에 양보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4일 보도했다. ITER는 공해도 없고, 고갈 염려도 없는 미래 에너지 사업으로 꼽힌다.

ITER는 한국 미국 일본 EU 중국 러시아가 50억 달러(약 5조 원·2001년 기준)를 투입해 2015년까지 건설한다. 일본은 아오모리(靑森) 현 롯카쇼(六ケ所) 촌에, EU는 프랑스 카다라슈에 유치하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지금까지 한국과 미국은 일본을, 중국과 러시아는 프랑스를 각각 지지했다.

ITER 건설 및 가동비는 유치 장소 결정이 지연되면서 현재 100억 달러로 치솟았다. 하지만 일단 유치하면 지역경제 기여도가 110억 달러에 이르고 일자리도 10만 개나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초의 ITER를 가동한다는 국가적 자부심도 가질 수 있다.

일본은 지난해 ITER 건설비용의 유치국 분담비율을 48%에서 58%로 늘리겠다고 제안했다. EU도 같은 조건을 내걸면서 비용 부담이 늘어났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이 ITER 유치를 포기해도 공사 수주와 기술인력 참가 등에서 반대급부를 보장받으면 손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중국에 대한 EU의 무기금수 조치를 존속시키는 등 일본 나름의 국제정치적 노림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EU의 협조를 얻기 위해 ITER를 포기하는 선심을 쓴 것이라는 분석이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이진 기자 leej@donga.com

:ITER:

지구상에 인공태양을 만드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ITER는 1억도가 넘는 고온을 만들어 내 수소가스를 플라스마 상태로 바꾼다. 수소원자는 서로 결합(융합)해 헬륨이 되고 이때 잃게 되는 질량은 에너지로 바뀐다. ITER는 초고온 이외에 강력한 자기장을 형성해 이 과정을 서서히 진행시킨다. 지구상에 무한한 중수소나 삼중수소 1g으로 석유 6000L의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2030년 시험용 핵융합로를 만들고 2050년부터 상용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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