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 대통령 하야 - 러 망명

  • 입력 2005년 3월 24일 23시 35분


옛 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을 15년간 철권 통치해 온 아스카르 아카예프 대통령 정권이 붕괴했다.

러시아 관영 이타르타스통신은 24일(현지 시간) 아카예프 대통령이 하야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아카예프 대통령은 특별기 편으로 모스크바로 떠났으며 가족들은 헬기 편으로 인근 카자흐스탄으로 도피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실시된 총선 부정에 항의하는 야당 지지 시위대는 이날 수도 비슈케크의 정부청사와 국영방송국 등을 장악했다. 목격자들은 수천 명의 시위대가 정부청사에 들이닥치자 경찰과 보안군은 저항을 포기하고 철수했다고 전했다.

국방장관과 보안장관이 시위대에 억류됐으며 총리 등 주요 각료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투옥 중 시위대에 의해 풀려난 야당 지도자 페리스 쿠로프 씨는 “아카예프 대통령 일가의 안전을 보장한다”고 밝힌 후 국민들에게 냉정을 되찾아 사태 수습에 협조해 줄 것을 호소했다. 정국을 장악한 야당 지도부는 조정회의를 구성해 혼란을 수습하겠으며 총선을 다시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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