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종교자치 보장땐 티베트독립 포기”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69·사진)가 티베트의 종교, 문화, 환경을 보호해 준다면 자치권을 포기하고 중국의 통치를 받아들이겠다고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와의 회견에서 밝혔다.

그는 “티베트는 중국의 일부이며, 티베트의 문화와 불교는 중국 문화의 일부”라며 “티베트 주권 주장을 포기함으로써 티베트 주민은 중국 경제 발전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59년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티베트 망명 정부를 수립한 후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줄기차게 요구해 온 달라이 라마는 1999년 정치 경제 외교적 자치권만 확보된다면 독립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는데, 이번에는 종교 문화의 독립성 보장을 조건으로 이 마저도 포기할 수 있다는 더욱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티베트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으로 중국 정부와 티베트 망명정부 간 협상이 촉진돼 달라이 라마의 망명 생활 청산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달라이 라마의 조건부 자치권 포기는 최근 중국과 인도의 외교 관계가 급속히 호전되면서 인도와의 관계가 소원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