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陳총통 저격사건 또 진실게임…검찰 “범인 자살”

  • 입력 2005년 3월 9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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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이슝
대만 정국이 다시 시끌시끌하다.

중국의 반(反)분열법을 놓고 여야가 공방전을 벌이는 와중에 지난해 3월 총통선거 때 발생한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저격사건의 진실 논란이 새롭게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천 총통은 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해 3월 19일 의문의 총격을 받은 직후 판세를 뒤집어 국민당 후보에 0.2% 차이로 승리했다.

논란은 대만 검찰이 7일 천 총통의 저격범을 찾았으나 이미 자살했다고 발표한 데에서 시작됐다.

검찰은 이날 총격에 사용된 사제 총기와 현장의 폐쇄회로(CC)TV에 찍힌 노란색 재킷 차림의 남자를 추적해 건축자재 판매상인 천이슝(陳義雄·63) 씨가 범인임을 확인했다고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범인은 사건 9일 뒤 타이난(臺南) 항구에서 투신자살했다는 것.

검찰은 천 총통 취임 후 불경기와 주가 하락이 범행동기였다고 발표했다.

8일에는 천 씨의 부인이 비디오를 통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그는 “남편은 자살로 잘못을 책임졌으며 논란이 여기에서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의 발표는 “범인은 왜 자살했는가”, “유서를 3통이나 남겼다는데 왜 없는가”, “총기 등 물증은 왜 하나도 없는가” 등의 의혹만 증폭시켰을 따름이다. 유서는 가족들이 태워버렸다고 하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야당인 국민당은 즉각 조작된 수사결과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또 한 포털 사이트와 TV방송이 2만6000여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1%가 “검찰 발표를 믿지 않는다”고 대답했고 “믿는다”는 답변은 17%에 불과했다.

천수이볜 정부의 신뢰성이 또 한번 도마에 올랐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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