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메사 대통령 전격 사임… “업무수행 한계”

  • 입력 2005년 3월 7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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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메사 볼리비아 대통령(사진)은 6일 생중계된 방송연설에서 최근 잇따른 시위사태의 책임을 지고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볼리비아 시위는 외형적으로는 천연가스 요금 인상에 항의하는 것이었지만 배경엔 지역감정과 정치적 갈등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그의 사임에도 불구하고 정국이 안정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정치적 갈등=메사 대통령은 이날 “2003년 10월 대통령 직을 승계한 뒤 벌어진 시위가 820회”라며 “잦은 시위로 업무 수행에 한계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의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천연가스 수출 계획을 강조했지만 민족주의를 앞세운 좌파 세력이 주도한 천연가스 개발 반대 시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 시위의 배후에는 ‘사회주의 운동’이라는 단체를 이끄는 에보 모레일 의원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지역 갈등의 배경=볼리비아는 남미에서 두 번째로 매장량이 많은 천연가스(1조5600억m³·2100억 달러 규모) 개발 방법을 둘러싸고 서부 안데스 고산지대 원주민과 동남부 지방의 천연가스 지대 경제그룹으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민족주의적 시각을 강조하는 좌파 세력과 고산지대 원주민은 천연가스 개발과 수출을 외국 자본에 맡기는 데에 반대하며 국영화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천연가스가 매장된 동남부 지역의 지도자들과 주민들은 외국자본과 협력해 천연가스를 개발하고 수출해 수익을 내야 한다고 맞서 양측은 쉽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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